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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습작(my story)

시각장애 부부의 하루 엿보기

C드레곤 2024. 9. 4.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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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말에 어느 기관에서 요청하여 작성한 글인데 블로그에도 게시하려 했지만 잊고 있다가 이제야 생각나서 블로그에도 남기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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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12.15

 

평일 아침 기상 시간은 6시정도이다. 물론 늘 그런 것은 아니지만 이 시간에는 일어나야 아침에 여유가 있다. 우리 부부는 결혼 8년차이다. 둘 다 시각장애인임과 동시에 맞벌이 부부이다. 우리 부부에게는 씩씩하고 귀여운 말썽쟁이 아들이 하나 있다. 7살이며 얼마 후면 초등학생이 된다.

나는 기상을 하면 먼저 샤워를 하고 옷을 입는다. 그 후 아이가 먹을 밥을 준비하고 식기세척기에 있는 그릇들을 정리한다. 정리하면서 아이가 유치원에 가져갈 물병을 소독기에 넣고 소독이 되면 물을 담는다. 아이가 평일에 먹는 밥은 주로 김을 싸주거나 주먹밥, 계란후라이와 케쳡을 밥에 비벼주기, 종종 미역국에 말아주기 빵도 종종 먹는다.

아내는 커피 애호가다. 매일 아침 나의 할 일 중의 하나가 바로 드립커피를 내리는 일이다. 밥을 먹은 후 커피를 마시기도 하고 빵과 함께 먹기도 한다. 밥을 먹지 않더라도 우리는 커피를 꼭 먹는다.

밥을 먹은 후에는 아이 양치 시키기, 유치원 준비물 챙기기를 한다.

아이는 유치원 셔틀버스를 825분정도에 탄다. 엄마가 먼저 나가기도 하고 비슷한 시간에 나가기도 한다. 이 후 각자의 장소에서 일을 하고 유치원에서 배움도 하고 즐긴 후 5시에서 6시 사이에 보통 우리는 집에서 만난다.

7살이 되면서 시작한 것은 구몬 학습지이다. 국어와 수학을 매일 20분정도씩 하고 있다. 학습지를 한 후 아이가 좋아하는 활동들을 한다. 그림도 그리고 종이접기도 한다. 저녁식사는 보통 630분 정도에 한다. 저녁식사를 한 후에는 1시간 가량 만화를 본다. 만화를 본 후에는 여러 교구들을 가지고 놀다가 9시 경에는 꿈나라를 가기 위하여 침대로 간다. 불을 끄고 동화를 듣거나 엄마나 아빠가 동화책을 읽어준다. 이러면 우리 가족의 일과는 마치게 된다.

우리 아이가 하는 일을 더 소개하자면 월요일에는 수영을 배우러 다녀온다. 물을 워낙 좋아하여 수영을 보내기 시작했는데 너무나도 수영장 가는 것을 기대하고 기다린다. 7월부터 시작했으니 벌써 5개월이 되었다.

평일 중 하루는 미술학원을 간다. 부모가 시각장애인이라 가장 걱정한 부분이 바로 미술 능력이었기에 미술은 조금 빨리 시작한 편이다. 우리의 걱정과 달리 아이는 그림 그리기와 만들기를 무척 좋아한다. 오늘도 엄마 아빠에게 요괴 메카드 도안을 프린트 해달라고 하여 저녁에 프린트 해 가기로 한 상태이다.

주말에는 유치원에 성향이 비슷한 친구들과 함께 인근 축구 교실에서 어린이 유아 축구를 배우고 있다. 축구는 엄청 좋아하는 것은 아니지만 친구들과 어울리는것만으로도 좋아하는 것 같다. 토요일 오전에 축구를 마친 후에는 친한 친구 2명과 함께 별일 없으면 키즈카페도 가고 각자의 집을 방문하여 어울리기를 6개월 이상을 하고 있다. 이렇게 친해지면서 우리 3가족은 9월에 갯벌체험도 함께 다녀왔다. 아이들에게는 추억을 부모에게는 쉼을 준 시간이기도 하였다.

이렇게 쳇바퀴 돌 듯 한 주가 지나가지만 아이의 성장을 보노라면 뿌듯하기도 하고 절로 웃음이 나기도 한다.

아내와 나는 요즘 가장 걱정인 것이 초등학교 입학이다. 유치원과 달리 초등학교 1학년은 오전 수업만 하고 점심을 먹은 후 하교임을 알기 때문이다. 우리의 퇴근 시간은 빨라도 5시가 넘어야하는데 말이다.

시각장애인 부부가 아이를 키우는 것은 생각만큼이나 불편한 점이 많다. 하지만 그렇다고 불가하고 어렵기만 하지는 않다. 아내는 전맹 시각장애인이지만 웬만한 비장애인보다 요리를 잘 한다. 아이의 양육에 관한 정보도 검색해가면서 야무지게 척척 잘 알고 있다. 부족한 부분은 활동지원사에게 부탁도 하는 편이다.

우리 가족은 여행도 많이 가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올해에만 해도 용평으로 장인 장모님과 함께 다녀온 적이 있고, 한 여름에는 대천해수욕장을 다녀오기도 하였다. 결혼 기념일에는 인천에 있는 호텔에 가서 아이가 좋아하는 인피니트 풀에서 신나게 놀고 추억을 만들고 오기도 하였다.

여행은 즐겁고 기억에 남지만 가기 전에 기대와 설렘 만큼 걱정도 많이 되는 편이다. 그래도 아이를 위해서라는 마음으로 두려운 도전을 꾸준히 하고 있다.

우리의 다음 여행은 우리 아이의 첫 해외 여행인 사이판여행이다. 아이가 유치원에서 세계 여러나라에 관한 활동을 하면서 여권을 알아 온 것이다. 다른 친구들의 여행 이야기를 듣더니 본인도 외국을 가고 싶어하는 것 같아서 우리는 큰 맘 먹고 사이판을 다녀오기로 계획을 세웠다. 여권도 만들어 준 후 보여주니 벌써 여러 나라를 다녀온 마냥 즐거워 한다.

사이판 여행 후 더 훌쩍 클 아이를 상상해본다.

여느 비장애인 가족과는 조금 다를 수 있지만 크게 다르지 않는 우리 가족의 일상을 소개하며 글을 맺으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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