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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 사람사이(사사사)
나에게 비 오는 날이란? 본문
비가 내리는 날은 참 운치 있다.. 비 소리만 들어도 차분해짐을 느끼기도 하다. 비 오는 날에는 카페에 앉아 커피를 마시며 이런저런 생각에 잠기고 싶다는 상상도 종종 한다. 언젠가 비 오는 날카페에 앉아 누군가와 이야기를 한적이 있다. 그 날 어떤 이야기를 나눴는지 자세히 생각이 나지는 않지만 창밖의 비를 바라보며 이야기를 나눈 그 분위기는 애틋하게 떠오른다.
어린 시절 장마철이었던가!
쏟아붓는 비를 맞고 싶어서 우산을 쓰지 않고 한바탕 비를 맞고 들어온 적이 있다. 왜 그랬는지 잘 기억이 나지 않지만 개운함을 느꼈던것 같다.
나에게 비는 그렇게 우울한 단어는 아니다. 조금 차분해질 뿐이다.
비가 오면 생각나는 음식이 있어서 좋기도하다. 김치전도 생각나고, 막걸리도 생각난다. 매콤한 닭발이나 이와 유사한 매운 음식들도 당기는 것 같다.
이렇게 비는 나에게 차분함도 주고 맛난 음식도 떠오르게 하지만 외출을 하려 할 때에는 너무너무 미운 존재로 바뀐다.
비 오는 거리를 걸을 때에난 정말 조심조심 걷는다. 하지만 잘 보이지 않아서 웅덩이에도 빠지고 어떤 경우에는 신발을 완전히 물에 담그기도 한다. 비에 옷이 젖는것은 괜찮다. 비에 신발이 젖는것은 너무너무 싫다. 보이지 않아서 웅덩이에 빠진 것도 서러운데 양말까지 젖 고난 이 찝찝한 기분은 나의 장애를 받아들이는 시간이 되고 만다.
신발에 물이 들어가고 양말이 젖는것이 싫어서 슬리퍼를 신고 외출을 할 때가 있다. 물에 빠져도 운동화만큼 기분이 상하지는 않다. 오히려 시원할 때도 있다. 그런데 슬리퍼는 종종 미끄러지기도 한다.
재수학원에 다닐 때였다. 역사 선생님께서 남자는 늘 우산을 들고 다녀야 한다고 하셨다. 이유는 언제 어떤 여자가 비를 맞고 있을지 모르니 그때 우산을 함께 쓸 수 있어야 좋은 인연을 만날 수 있다고 하신 게 기억에 남는다. 한동안 내 가방 속에는 늘 우산이 들어있었다. 하지만 한번도 모르는 여자에게 우산을 씌워 준 적은 없다.
나에게 비는 이렇다.
비와 달리 천둥과 번개는 정말 무섭다. 번쩍이는 번개와 우르르 쾅쾅 폭발음을 내는 천둥소리는 나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든다. 아직도 난 천둥 번개가 무섭다.
어제 퇴근길에 비가 많이 내렸다. 그리고 집에 와서도 마트를 다녀오고, 와이프를 데리러 빗길을 걷다보니 나의 레인 스토리를 적어두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 장마가 오겠지.
갑작스런 비를 맞을 일은 더 자주 있을 것이다.. 신발만 제발 젖지 않게 다니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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