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한번 해보았습니다, 남형도기자의 체헐리즘

독서의 계절이 가을이라고는 하는데 책 읽기가 쉽지는 않다. 읽는 게 좋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데 읽고만 끝나지 않고 느낌도 적어보려 하니 부담도 된다. 사실 그동안 여러 책들을 읽어 봤지만 읽은 후 그냥 잊히는 책들이 너무 많아서 요즘은 짧게라도 책 읽은 소감을 적어두려 노력하는 중이다.

지난주에 읽은 책을 소개해 보려 한다.

 

서명 : 제가 한번 해보았습니다, 남기자의 체헐리즘

저자 : 남형도

출판 : 김영사 2020.06.08.

https://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16378541

제가 한번 해보았습니다, 남기자의 체헐리즘

남형도 기자는 머니투데이 기자이다. 요즘 기자들에 대한 신뢰가 워낙 떨어진 터라 남기자의 책과 기사는 너무너무 고맙다. 발로 뛰시고, 직접 체험하시는 기자님이시다. 이 기자님을 처음 알게 된 기사는 어느 해 장애인의 날이었다. 시각장애인 체험기사를 작성하셨는데 그동안 본 장애체험 기사와는 확연히 달랐다. 직접 눈을 감고 흰 지팡이를 들고 벚꽃축제를 다녀온 기사였는데 아마도 모든 시각장애인들이 공감한 기사였을 것이다.

이 기사는 책에도 실려 있다.

https://news.mt.co.kr/mtview.php?no=2019041710371583618

눈 감고 '벚꽃축제'에 갔다[남기자의 체헐리즘] - 머니투데이

남형도 기자의 소개도 한번 찾아보았다.

쓰레기를 치우는 아주머니께서 쓰레기통에 앉아 쉬시는 걸 보고 기자가 됐습니다. 시선에서 소외된 곳을 크게 떠들어 작은 변화라도 만들겠다면서요. 9년이 지난 지금도 첫 마음 간직하려 노력합니다. 좋은 제보 언제든 기다립니다.

https://media.naver.com/journalist/008/31440

머니투데이 남형도 기자페이지

 

자 그럼 책 소개를 해보겠다.

이 책은 기자님이 여러 가지 체험을 해 본 후 메모하며 작성한 책이다. 다양한 체험을 하셨는데 다 소개할 수는 없고 기억에 남는 것들 위주로 몇 가지 소개하려 한다.

제일 앞에 나오는 체험은 브래지어를 입고 생활하는 하루이다. 직접 속옷가게를 가서 구입한 후 하루를 지낸다. 답답하고 땀도 많이 차서 활동하기 힘든 여자의 하루를 느낀 내용이 제일 앞에 나온다. 아내를 더 이해하게 되었다고 하며, 여자들이 얼마나 불편하고 힘든지 깨달은 하루였다고 고백한다.

그다음 생각나는 체험은 폐지를 줍는 체험이었다. 하루 종일 일 해봤자 1만 원을 겨우 넘기는 일이면서도 사고로 장애인이 된 노동자와 함께 하루를 보낸다. 폐지를 줍는 노동자는 원래 잘 나가던 주방장이셨다고 한다. 사고로 뇌경색 질환을 앓게 되고 다시 일을 할 수 없게 되었지만 자식들을 위하여 재활할 겸 일을 하고 있다고 하였다. 남기자와의 진솔한 이야기도 나눈다.

다음으로는 홍대에서 환경미화원으로 체험한 내용도 기억에 남는다. 대학생들이 밤새 술 마시고 이곳저곳에 전날 먹은 음식들을 다시 확인해주면서 찝찝하고 더러운 동네들을 청소하는 체험도 기억에 남는다.

위에서 살짝 소개한 시각장애인이 되어 벚꽃축제에 다녀온 이야기도 기억에 남는다. 어느 누가 이런 기자정신으로 기사를 써봤을까 하는 고마움이 드는 체헐리즘이다.

또 우체국 집배원이 되어 하루를 일한 적도 있는데 예언도 하셨다. 아마도 택배기사님들은 계속 죽을 거라고...

최근 이슈 중의 하나인데 택배기사님들의 처우 너무너무 중요하다. 고마움의 문자 하나가 그분들께는 너무너무 보람을 느끼게 한다고 하셨다.

재미있는 내용으로는 50번 거절당한 이야기도 좋았다. 물론 일부러 거절당하려 하기는 했지만 말이다.

마지막 주제는 주위 사람들에게 사랑한다고 고백하는 체험이 나온다. 나도 한번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직 부모님께 사랑한다는 말도 어색하고 쑥스러워 잘하지 못하는데 조만간 해 봐야겠다는 생각을 하였고 친구들에게도 장난이 아닌 진심으로 고맙다고 사랑한다고 말해봐야겠다는 생각을 하였다.

이외에도 정말 많은 체험을 하셨다. 대체로 소외된 사람들을 찾아갔고, 힘든 일을 하시는 분들을 만나셨다. 공감하고 싶어 하셨고, 이해하려고 하신 부분이 너무 좋았다.

포털이나 기사들을 보면 아쉽고 속상한 기사들이 너무 많다. 잘 못된 기사부터, 오보를 전하는 기사, 체험하지 않고 복붙 한 것 같은 기사들이 자주 보인다. 이러한 시대에 남형도 기자님은 너무너무 훌륭하신 것 같다.

체험해주시고 기록해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