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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애란작가의 산문집 <잊기 좋은 이름> 본문
내가 최애 하는 소설가 김애란!
그녀를 알게된것은 단편소설 모음집 '침이 고인다' 였다. 이 책을 바로 읽은 것은 아니었다. 그렇게 시간이 흘렀고,
처음으로 김애란 작가의 책을 읽은 것은 영화로도 제작된 '두근두근 내인생'이다. 소설로도 술술 읽혔고 영화도 재미있게 봤었다.
그 후 '침이 고인다'를 읽었는데 이때부터 김애란 작가에 팬이 되었다. 팬이 된 이유는 우선 묘사가 너무 좋았다. 글로 어쩜 이렇게 섬세하고 정확하게 잘 표현하는지 감탄을 아니할 수 없었다.
또 나와 김애란 작가는 2살 차이가 난다. 그래서일까 나의 유년 시절과 학창 시절이 겹쳐지는 것 같아서 좋았고 내가 경험한 것들과 유사하여 더 좋아했던 것 같다.
그 후 '비행운', '바깥은 여름'도 인상깊게 읽었다.
김애란 작가와 다른 소설들에 대해서는 다음에 할 기회가 있을 거라 생각하며 오늘은 '잊기 좋은 이름'에대해 적어 본다.
http://www.yes24.com/Product/Goods/74585483?pid=123482&cosemkid=nc15608377675940119
잊기 좋은 이름 - YES24
『두근두근 내 인생』, 『비행운』, 『바깥은 여름』 저자 김애란의 첫 산문누군가의 이름을 부르다 드물게 만난 눈부신 순간사람의 이름, 풍경의 이름, 사건의 이름……작가 김애란의 한 시절
www.yes24.com
이 책은 2019년 7월에 열림원 출판사를 통해 출간되'잊기 좋은 이름'은 김애란 작가의 첫 산문집이기도 하다. 난 개인적으로 산문집을 좋아한다. 작가의 생각과 삶을 엿볼 수 있어서이다.
이 책은 3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 나를 부른 이름
2부 너와 부른 이름
3부 우릴 부른 이름들
김애란 작가는 '잊기 좋은 이름'이라는' 서명을 사용하면서 아이러니하게도 잊기 좋은 이름은 없다고 하였다.
1부에서 내가 좋았던 산문들을 소개해 본다면,
맨 앞에 나오는 '나를 키운 팔 할은'이다. 김애란 작가를 키운 팔 할은 어머니가 20 년 넘게 손칼국수를 판 '맛나당'이라고 한다.
- 그곳에서 나는 여러 계층과 계급, 세대를 아우르는 인가 군상과 공평한 허기를 봤다. 요리가 미덕이고 의무이기 전에 노동인 걸 배웠고, 동시에 경제권을 쥔 여자의 자신만만함이랄까 삶이 제 것이라 느끼는 사람의 얼굴이 긍지로 빛나는 것 또한 봤다.
그 다음 '당신과의 조우'도 기억난다.
“소설인가요, 시인가요?” 란 말에 여러 생각을 했다. 시도 좋아하고 잘 쓰셨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또 독자의 입장에서 유머포인트도 있어서 좋았다. 같은 상황에서 다른 사람들과의 추억 즉 등단의 기쁨 속에 가족과의 전화통화와 서울에서의 만찬, 동기들과의 야매아이스크림케이크추억과 종로에서 어울린 일.
다음은 '속삭임' 이다. <속삭이다>의 뜻과 사용, 용도 등 다양하게 나열하였는데 역시 작가라는 생각을 했다. 기억에 남는 속삭임의 의미는
- 계절이 바뀐 뒤에야 바람이 나무에게, 나무가 우리에게 무슨 일을 한 건지 알게 되는 것처럼 이 둘이 하는 일 역시 나중에 드러나는 일이 흔함.
- 가장 가까운 데서 벌어지는 가장 먼 곳의 대화.
'여름의 풍속' 도 추천한다. 헌책방을 순회하며 겪은 에피소드인데 헌책방을 헤맨 스토리에서 책에 흔적을 남긴 가명의 황진구와 박선미의 러브스토리 유추와 재구성은 짧은 소설처럼 재미있다..
'현수막 휘날리며'는 작가의 고향 대산읍과 등단 이력인 대산문학상의 동음이의에 관한 이야기로 정겹다.
또 '나의 기원, 그의 연애'는' 부모님의 연애와 결혼 그리고 작가의 가족에 관한 이야기이다. 나는 남의 가족 얘기가 참 좋다.
'카드놀이'도 부모님의 연애시절 이야기다. 나의 기원, 그의 연애의 연장이라고 보면 될 것이다.. 송방의 뜻과 역할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하는데 송방에서 소개팅을 했고 그곳에서 카드놀이를 한 어른들의 청춘시절 이야기이다.
'안아볼 무렵' 역시 부모님의 러브스토리이다. 앞의 나의 기원과 카드놀이 그리고 안아볼 무렵 까지 부모님의 청춘시절 이야기이다.
다음으로 기억하고 싶은 에피소드는 '초겨울' 이다.
- 초는 한자, 겨울은 우리말. 초는 처음이라는 뜻. 그러나 ‘비로소’라는 의미도 있다. 겨울의 옛말은 겨슬, ‘집에 있다’란 말뿌리를 가졌다. 그러니까 겨울은 ‘집에 있는’ 시간이다. 담요를 덮고 이야기를 듣는 시간. 밤이 길어 아이들은 착해지고 이야기는 모자란 계절.
초겨울에 대해 알고 보니 겨울과 가까워진 것만 같다. 요즘 너무 더운데 겨울이 그리워진다.
1부 마지막 글은 '몸과 바람' 이다. 김애란 작가의 철학과 섬세하고 풍성한 표현력을 엿볼 수 있는 글이다.
2부 너와 부른 이름 은 주로 풍경이나 지인들의 이야기이다.
2부 첫 이야기는 '생일축하' 이다. 풍경 즉 장소에 관한 이야기인데 기억에 남는 문장이 있어서 적어본다.
- 지금 네가 있는 공간을, 그리고 네 앞에서 있는 사람을 잘 봐 두라고.. 조금 더 오래 보고, 조금 더 자세히 봐 두라고.. 그 풍경은 앞으로 다시 못 볼 풍경이고, 곧 사라질 모습이니 눈과 마음에 잘 담아두라 얘기하고 싶습니다.
편혜영 작가와의'그녀에게 휘파람'을 읽을 때에는 김애란 작가의 조심성이 나타난다. 그녀가 너무 좋아서 쓰고 싶었는데 어떻게 표현하면 좋을지 고민한 흔적이 역력히 드러난다. 편혜영작가에대한 생각보다도 김애란 작가가 편혜영 작가를 얼마나 좋아하여 기록하고 싶은지 나에게도 느껴졌다. '휘파람을 부세요' 라는 노래는 나도 모르는 노래이다. 편혜영 작가가 노래방에서 부르는 모습을 보며 김애란 작가는 속으로 말한다.
‘아, 언니는 노래도 참 단아하게 못하는구나.’.’
김애란 작가가 폐 혜영 작가를 얼마나 좋아하는지 알 수 있는 부분이다.
'그녀의 푸른 손' 은 윤성희 작가와의 이야기이다. 나도 이런 선배가 좋다. 편안하면서 덜렁대고 잘 챙겨주는 선배..
이런 산문은 김애란 소설에서는 찾을 수 없는 부분 같다.
3부 우릴 부른 이름들 은 조금 무거웠다. 작가의 가치와 사상을 조금 이해할 수 있기도 했다..
'점, 선, 면, 겹' 은 작가의 일상과 철학이 숨 쉬는 것 같았다. 연필에 대한 자신의 일상, 대학에서 잠시 가르친 수업에서의 에피소드, 시어머니의 입원실에서 느낀 점,, 당시 사회적 갈등에 대한 작가의 가치관이 이 산문에 펼쳐져 있다.
- 어떤 문장 아래 선을 그으면 그 문장과 스킨십하는 기분이 든다.
- 이해란 비슷한 크기의 경험과 감정을 포개는 게 아니라 치수 다른 옷을 입은 뒤 자기 몸의 크기를 다시 확인해보는 과정인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한 적이 있다.
'기우는 봄, 우리가 본 것' 은 세월호 참사에 대하여 <보다>와 <듣다>라는 동사로 표현한다. 가장 속상하고 아프며 슬픈 산문이었다.
- 앞으로 ‘바다’를 볼 때 이제 우리 눈에는 바다 외에 다른 것도 담길 것이다. ‘가만히 있어라’라는 말속엔 영원히 그늘이 질 거다. 특정 단어를 쓸 때마다 그 말 아래 깔리는 어둠을 의식하게 될 거다. 어떤 이는 공책에 세월이란 단어를 쓰려다 말고 시간이나 인생이란 낱말로 바꿀 것이다. (중략)
그러니 ‘바다’가 그냥 바다가 되고 ‘선장’이 그냥 선장이 될 때까지, ‘믿으라’는 말이 ‘믿을 만한 말’로, ‘옳은 말’이 ‘맞는 말’로 바로 설 때까지 도대체 얼마나 많은 시간이 필요한 걸까.
마지막으로 작가의 말에 나온 문장을 옮겨 적어본다.
- 그동안 저를 스쳐간 사람의 이름, 풍경의 이름, 사건의 이름이요.
그 이름과 시간을 오래 기억하고 싶어 여기 적습니다.
김애란의 글은 예쁘다. 표현이 섬세하고 풍성하다. 소설에서만 그럴 줄 알았는데 산문도 그렇다.
김애란 작가는 제목의 글자 수를 홀수로 많이 정한다고 한다. '침이 고인다', '바깥은 여름', '비행운', '달려라 아비'
하지만 '잊기 좋은 이름'은 짝수다. 인터뷰를 들어보니 2 글자씩 끊어 읽으면 홀수라고 답하였다. 잊기, 좋은, 이름 이렇게 말이다.
김애란 작가의 잊기 좋은 이름에 대하여 더 알고 싶으면 팟캐스트 책 읽아웃 오은의 옹기종기 96-1을 들어보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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