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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학교 이야기

2020학년도 특수학급 방과후 수업을 마치며...

C드레곤 2020. 11. 24.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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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올 한해의 학교는 정말 어려웠다.

방역도 지키고 수업도 해야하며, 기존에 계획되어 있던것들도 수정하거나 취소하는일이 다반사였다.

특히 특수교육대상학생들에게는 온라인으로 하는 원격수업이 쉽지많은 않았다.

그 와중에 우리학교는 그래도 방과후학교는 대면으로 진행할 수 있었다.

우리학교 특수학급 학생들을 위한 방과후학교는 3개가 개설되었다.

생활체육, 컴퓨터교실, 그리고 내가 지도한 음악교실이다.

 

오늘로 음악교실도 마무리를 하였다.

어느 해보다도 중단될까봐 노심초사하며 절대적으로 출석을 독려하지도 못하였다.

우리 음악교실은 4명의 지적장애 아이들로 구성되었다.

주로 우쿨렐레를 배웠고 시즌에 어울리거나 가사나 멜로디가 좋은 노래들은 가창활동으로 배우기도 하였다.

이제 곧 졸업할 A는 오늘이 마지막이라며 하루종일 만날 때마다

오늘 방과후 마지막이에요. 개이득ㅋㅋ 아쉬워요.”를 몇 번 얘기했는지 모른다.

A학생은 3년간 함께 하였는데 정말 소근육운동이 잘 되지 않아서 우쿨렐레코드를 제대로 잡지 못했었다.

그 런 데

지난 시간부터 C코드와 F, Am코드는 조금 느리기는 해도 제법 소리도 나고 잘 움직이기 시작하였다.

칭찬을 받아서인지 정말 너무너무 아쉬워 하였다.

맘 같아서는 내년에도 지도하고 싶지만 졸업을 하니 나도 아쉽긴 마찬가지이다.

정말 순하고 착한 아이이다. 다만 너무 말이 많다는거...

B1학년 아이로 자폐성 아이이다. 이 친구는 중학교 때 배워서인지 코드만 보면 스스로 연주를 할 정도였다.

다른 아이들 때문에 더 많이 지도하지 못하여 미안한 마음이 든다.

말은 적고 완벽하고 싶어하는 아이, 급하면 말을 많이 더듬지만 너무 모범생인게 문제일정도의 아이이다.

C는 너무너무 순수하고 인사왕이다.

하루에도 만날 때마다 인사를 하여 그만 좀 했으면 할 때가 있다.

너무너무 밝고 인사성은 좋지만 학습은 제일 어려웠다.

그래도 아직 1학년이니 졸업할 때에는 많이 성장할거라 믿는다.

D학생은 3학년인데 정말 말도 잘하고 아는게 너무 많다.

하지만 그러다보니 잘난척도 잘하고 다른 아이들을 잘 이해하지 못할 때도 많다.

그래도 성실하게 주어진 활동들을 잘 한 아이라 수업하기 수월했던 것 같다.

오늘 마지막 시간으로 과자를 사다가 쫑파티를 하였다.

각자 원하는 과자를 말해보라하니 모두 짠맛의 과자들만 이야기하여 사다가 먹었는데 코로나 때문에라며 각자 봉지를 잡고 먹었다. 난 사실 4봉지를 모두 뜯어서 함께 나눠먹을 줄 알았는데 신기하기도 하였다.

더 많이 알려주고 싶었고 더 재미있게 수업하고 싶었는데 아쉬움이 남는 2020학년도의 방과후학교이다.

얘들아 졸업을 앞둬서 고민도 많고 걱정도 될텐데 잘 될테니 너무 걱정마.

1학년 친구들은 앞으로 더 많은 추억을 만들어 보자구나!”

아쉬움속에 끝난 방과후학교!

 

내년에는 더 즐겁고 유익한 활동으로 만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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